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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의한수 : 정우성과 이범수가 펼치는 바둑신들의 전쟁

by 웰오프 2022. 4. 18.

제목 : 신의한수

개봉 : 2014. 07. 03

감독 : 조범구

출연 : 정우성, 이범수, 안성기, 김인권, 이시영, 안길강, 최진혁

 

 

1. 어리숙해 보이지만 내면에 늑대가 살아있다 

출처 : 네이버영화

 

영화 신의한수는 관람객 350만명을 기록한 액션 영화다. 2006년도 타짜의 성공이후 비슷한 부류의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었는데 신의한수도 소재가 바둑이란것만 다를뿐 동료를 모으고 원수(끝판왕)을 잡으러 가는 내용은 비슷한 전개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신의한수는 재미있는 액션 영화였다. 컨디션 난조로 왔다 갔다 하는 정우성의 연기가 제법 위에 있었고 악역을 맡은 이범수의 진가가 발휘한 영화였다. 

 

시시하지 않았고 유치하지도 않았으며 때론 또 보고 싶은 영화가 된 신의 한 수. 

 

태석(정우성)은 프로 바둑기사지만 스타는 아니다. 아쉬운 패국을 마치고 집에 가는 길, 그의 형으로부터 연락이 온다. 단 한 번만 자신을 도와달라는 형의 부탁을 못 이긴 채 내기 바둑판에 들어서고 결국 음모에 빠져든 태석은 중태에 빠지고 그 형은 죽음에 이른다. 이 모든 것은 살수(이범수)로부터 시작한 일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형의 죽음이 태석이 한 것으로 드러나 감옥에 들어가게 되고 그곳에서 태석은 바둑으로 조폭 두목의 신임을 받게 되며 복수를 다짐한다. 

 

 

 

2.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한 명품 조연 배우들의 합 

출처 : 네이버 영화

 

신의한수는 조연들의 합이 좋다. 캐릭터 설정이야 조금 떨어지는 느낌이지만 조연들의 연기가 떨어지진 않는다. 과거 어떤 이유에서 장님이 되었는지 원래 장님이었는지 모르는 바둑 고수 주님(안성기)부터 본 영화의 시작부터 끝까지 감초 역할을 해내는 꼼수(김인권) 그리고 또 다른 바둑 천재이자 정우성의 연인이 되는 배꼽(이시영)까지 매력적인 캐릭터가 대거 나온다. 

 

결국 프로 바둑기사의 삶에서 복수의 화신으로 돌변한 태석은 바둑 실력 덕분에 감옥에서 만난 조폭 두목의 외박과 편의를 따낸 덕분에 싸움과 깡을 키우게 된다. 

 

이로써 그에게 복수의 힘은 길러졌고 그를 도와 살수에게 강력한 한 방을 먹일 조력자들을 찾게 되는데 

바로 그들이 이들이다. 

 

 

 

3. 능력을 피우는 것도 운이자 운명이다 

출처 : 네이버 영화

 

살면서 좋은 스승을 만나는 것은 우리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다. 스승이라 하면 꼭 선생님을 뜻하진 않는다. 가족, 친구, 애인, 동료 등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스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높은 확률로 동료와 동생보단 윗 연배의 분들이 스승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선배와 스승을 만나냐에 따라 한 사람의 인생이 크게 바뀌기도 한다. 올바른 가르침, 재능을 꽃필 수 있게 만들어주는 환경, 긍정적이고 강력한 지지 등이 만나 꽃을 피우게 한다. 

 

물론 자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드물다. 배꼽(이시영)은 천재인 케이스이나 길을 잘못 들어섰다. 얄궂은 운명인 탓이다. 그런 그녀에게도 태석이라는 영웅이 있으니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떻게 발전할지 궁금해진다.

 

 

 

4. 편집과 영상미가 멋졌던 신의한수 

출처 : 네이버영화

아마 본 장면을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것 같다. 스토리라인과 오브제는 그다지 신선하지 않았더라도 냉동창고의 액션씬만큼은 신선했다. 모래시계를 두고 서로 한 수씩 두면서 싸움을 벌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다만 싸울 거라면 처음부터 바둑 따위는 왜 두어야 했는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몸 좋고 잘생긴 두 배우가 바둑을 두다가 액션씬으로 넘어가는 장면은 관객을 압도할만하다. 

 

아마 많은 팬들이 냉동창고 전투씬에서 환호를 지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 김태호(최진혁)는 살수파의 가장 핵심 인물이지만 태석의 적수가 되진 못할 것 같다. 그게 영화 전개상 말이 되니 반전을 기대하는 분들에겐 실망이려나.

 

 

5. 선과 악의 대립을 색으로 표현하다 

출처 : 네이버영화

 

모든 작업을 끝마치고 끄나풀을 모두 해치운 태석은 그토록 원했던 친형의 복수이자 마지막 끝판왕을 깨기 위해 살수에게 쳐들어간다. 줄곧 검은색 양복만을 입었던 살수와 달리 태석은 흰색 양복을 입고 나타난다. 여기서 재밌는 포인트는 감독의 의도다. 우선 선과 악은 흑과 백으로 구분하여 표현한다. 그리고 검과 백은 흰돌과 흑돌을 의미한다. 

 

악의 시선에서 볼 때 악은 한평생 나쁜 짓과 살생을 저지르다 보니 검은색 옷에 피가 튀어도 감흥이 없고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선은 다르다. 백색의 옷에 한 번의 살생에서도 자국이 눈에 뚜렷하게 보인다. 결국 지울 수 없는 세상에 뛰어든 태석의 모습을 잘 표현한다. 

 

신의한수는 제51회 대종상영화제 편집상을 수상한 작품이기도 하다. 편집이 단순 껴맞추기가 아니라 영화 스토리라인을 얼마나 짜임새 있고 흥미진진하게 만드는지 신의한수를 보면 알 수 있을 것 같다.

 

 

6. 결국 선이 승리하는 것이 우리가 외치는 정의가 된다 

출처 : 네이버영화

어느 영화나 대부분 정말 높은 비율로 선과 악의 대립에서 악이 이기는 경우는 드물다. 악은 내쫓아야 할 대상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가끔 악을 좇는 선이 악이 되어버리진 않을까, 흡수되진 않을까 마음을 졸이게 된다. 

 

신의한수의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장면은 온갖 고통을 겪으며 성장한 태석과 전쟁터인 살수판에서 살아남은 살수의 대결 장면이다. 살수 또한 카리스마 넘치고 태석의 옷태는 가히 입이 딱 벌어진다 말할 수 있겠다.

 

 

그렇게 영화는 엔딩으로 달려가고 이내 아쉬운 시간이 다가온다.

 

 

 

7. 좋은 게 좋은 건 아니며 바로잡아야 할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 

출처 : 네이버영화

악연으로 만난 두 인물이 웃고 있다. 굉장히 즐거워 보인다. 촬영이 아닌 배우이자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 누군가 복수는 복수를 낳는다고 했다. 하지만 아닌 것을 아니라 말하는 용기도 필요하며 그것을 제지해야 할 땐 액션도 필요하다. 

 

결국 신의한수는 악을 그냥 넘길 수도 있었던 태석의 소심함을 분노와 강인함으로 바꿨고 그렇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관객은 희열을 느꼈다. 액션씬은 멋졌고 바둑의 요소는 어렵고 고루했지만 결과적으로 제법 괜찮은 영화였던 것 같다. 

 

 

*영화의 결 

선한 사람, 선한 이들이 잘되는 세상이 오길, 그리고 계속 그런 세상이 유지되길 바라본다. 프로 기사라는 자리에 올라가기까지의 인정과 고통 인내가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파국으로 치닫은 삶 속에서 다시 그는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다소 그 꽃이 어두운 음지의 영역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뭐든 할 수 있고, 살 수 있고 하루하루 괜찮은 매일을 맞이할 수 있다. 자책하지 말고 괴로움에 빠지지 말고 그저 새로운 모습도 꿈꾸며 사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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