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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사람들 : 귀신보다 더 무서운 사람잡는 마동석

by 웰오프 2022. 3. 20.

제목 : 동네사람들

개봉 : 2018. 11. 07

감독 : 임진순

출연 : 마동석, 김새론, 이상엽, 진선규, 장광 

 

 

1. 깡패보다 더 무서운 체육선생님

 

영화 동네 사람들에서 마동석은 체육선생님 역할을 맡았다. 캐릭터가 주는 한계인가 싶다가도 우리나라 단골 조연들의 역할을 비추어봤을 때 마동석을 대체할만한 캐릭터는 없는 것 같다. 

 

외모만 봤을 땐 깡패 비주얼을 능가하는, 마치 조폭 두목처럼 보이는 체구와 인상 뒤엔 스위트하고 러블리한 마동석의 성격이 드러난다. 배우로서 그리고 한국 영화계에서 표현되는 그의 한계점은 분명 하나 대체점이 없다는 지점에선 유일무이한 배우가 아닐까 싶다. 

 

역기 철(마동석)은 복싱 감독으로 활약하려 하지만 어디에나 곰팡이처럼 스며들어있는 파벌과 인맥, 지연 때문에 기철의 체육관은 불이익을 받는다. 결국 협회 간부를 들이받기에 이르고 기철은 제명된다. 아내의 입김으로 겨우내 지방 시골의 체육선생으로 발령받아 이젠 정신 차리고 새로운 길로 정착하러 부푼 마음을 안는다. 

 

과연 조폭보다 더 무서운 마동석은 동네 사람들에서 악역일까? 

 

 

2. 대나무처럼 올곧은 소녀와 황소처럼 우직한 체육선생의 만남

 

기철은 발령받은 곳에서 체육선생으로 주임의 역할을 맡는다. 그곳에서 그는 학회 육성비 미납 학생들에게 독촉하는 역할을 맡게 되는데 이는 사실 다른 선생님들이 하기 귀찮고 어려운 일이 기철에게 넘겨버렸다. 

하지만 그는 이 학교에서 만큼 자리를 잡아야 했기에 열심히 육성비를 걷으러 다니는데 이곳 동네가 좀 이상한 느낌을 받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저씨로 유명해진 김새론이 강유진 역을 맡았는데 굉장히 올곧고 똑 부러지며 겁이 없는 학생이다. 그녀는 친한 친구의 실종으로 경찰서에도 신고하고 밤낮으로 전단지를 붙이며 뛰어다니지만 이렇다 할 성 과거 없다. 

 

공교롭게도 강유진이 육성비를 미납하면서 기철과 강제적으로 가까워지는데 강유진은 우연히 한수연(신세휘)이 동네 주점에서 일했다는 정보를 받고 주점으로 가는 도중 기철과 만나 실랑이를 벌인다. 

 

그런 과정 속에서 기철은 유진을 도와 수연이를 찾고자 하는데 이 동네 경찰부터 협조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자 답답해하며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3. 조선족에서 동네 조폭 두목으로의 변신 아닌 변신

 

불과 1여 년 전 범죄도시에서 실사와 같은 연기를 펼친 진선규가 이번 동네 사람들에선 

조폭 두목 곽병두 역할을 맡았다. 결국 이번 영화에서도 마동석의 주먹과 에너지를 피하지 못하는 신세지만

비슷하면서 조금은 다른 캐릭터로 만난 두 배우가 반가웠다. 

 

범죄도시와 비교했을 때 그나마 덜 악하다고 해야 할까 

수연이를 찾는 유진에게 도움되진 않지만 극에서 극악무도할 정도의 악인으로 표현되진 않는다. 

 

그새 멀리가 자란 그가 어딘가 어색한 느낌이 든다. 

 

 

 

4. 권력과 탐욕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뻗어나간다

 

이전엔 대중매체에서 다루는 특정 직업군에 대한 안 좋은 묘사가 불편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반복된 매체의 표현과 주입은 특정 대상에 대한 분노와 편견을 불러일으키는데 충분했다.

동네 사람들에서 또한 정치인은 악하고 탐욕 덩어리로 묘사된다. 요즘엔 생각의 확장과 내가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조금은 객관적인 자세를 가지려 하지만 

 

이쯤 되면 실제 정치판의 모습 중 좋은 면이 없으니 이렇게 모든 감독들이 부정적 묘사만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또는 영화의 특성, 스토리 구성 상 악인을 배치해야 극의 몰입과 흥미를 배가시키기에 어쩔 수 없는 클리셰로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김기태(장광)는 군수 후보 역할을 맡았다. 본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캐릭터다. 극 중 초반엔 드러나지 않지만 극 중 경찰과 동네 주민들이 기철과 유진의 말을 믿지 않고 소극적으로 나서는데 이유를 찾게 해주는 인물이다. 

 

결국 기태의 아들과 연관이 되어있는 사건이기에 이 모든 걸 쉬쉬하려 덮어버린 것이다.

수연은 타의와 자의가 섞인 부득이한 선택으로 음지로 들어서지만 그곳에서 벗어나려 할 때 결국 기태의 손길과 음모로 양지의 빛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빚어낸다. 

 

부디 권력과 탐욕의 덩어리로 뭉친 정치인이 아닌 정의와 이타심으로 뭉친 정치인들이 많이 나타나길 바라본다. 

 

 

5. 환경이 그를 만들었는가, 그는 원래 악인이었는가 

 

김지성(이상엽)은 기철과 같은 학교의 선생님이다. 어딘가 소극적인 것 같지만 학생들에게 친절하고 잘생긴 외모 덕에 인기가 많다. 그런 그가 유진에게 접근해서 수연의 행방을 찾아주겠다고 도움의 손길을 내민다. 그리고 그는 미술선생이기에 미술과 관련된 이야기로 아이들을 꾀어낸다. 

 

하지만 결국 범인은 그였다. 금세 음흉한 인간으로 변하며 유진을 해하려 하지만 우리의 영웅 기철이 나타나 사건을 마무리한다. 

 

지성은 어릴 적부터 기태에게 갖은 폭언과 학대를 받은 것처럼 묘사된다. 그런 환경에서 자란 지성은 삐뚤어진 세계관과 이성에 대한 성관념이 자리 잡힌 것 같다. 물론 이 부분은 영화 묘사만 보고 추측하는 것이기에 무엇이 정답인진 알 수 없다. 

 

중요한 건 집안이 유복하고 권력이 있더라도 불안과 폭력 속에 자란 아이는 물질적 풍요의 환경에 비해 매우 삐뚤어지고 반 인격적인 성격을 가질 확률이 크다는 점이다. 물론 그렇다고 지성의 폭력과 추태를 대변할 순 없다. 아주 미비하나마 그를 이해 아닌 이해를 하는데 하나의 배경이 될 뿐이다. 

 

여전히 환경은 중요하고 개인의 행동과 의지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6. 꽃 같은 미소만 가득한 꽃길만 걷길 바랍니다 

 

 

모든 사건이 마무리되면서 영화는 나름의 해피엔딩으로 끝이 난다. 물론 수연의 죽음은 돌이킬 순 없었지만 유진의 생존과 기철의 활약은 큰 메시지를 던진다. 

 

가족만큼 가까운 적도 있는 이웃과 동네 사람들이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린 오늘이 서글픈 현실이다.

인간의 본성과 탐욕은 변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가운데 사람 사는 맛, 낭만이 있던 시절은 분명 존재했다. 

 

도덕이 무엇이고 책임이 무엇이며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세상이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엔 많은 것들이 변화하고 다른 세태를 보인다. 

 

아쉬움도 있지만 받아들여야 할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감사한 것은 그런 사람 냄새나는 시절을 살아봤다는 것에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넨다. 

 

 

*영화의 결 

환한 두 주연 배우의 미소가 아름답다. 영화는 암울하지만 영화를 끝낸 배우의 얼굴은 한결 여유롭다. 

언젠가 동네 사람들은 나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되어버린 지 오래이지만 가끔 인사를 건네는 사이도 생긴다. 

 

꼭 가깝게 지내고 안부를 묻진 않더라도 생각해보면 동네 사람들은 가게에서 만나는, 대중교통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될 수도 있다. 

 

그런 그들에게 감사 인사를 한마디 건네는 것, 그것이 우리 동네를 아름답게 만드는 가치의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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