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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들 : 화려한 캐스팅과 전지현의 발견

by 웰오프 2022. 2. 14.

제목 : 도둑들

개봉 : 2012. 07. 25

감독 : 최동훈

출연 : 김윤석, 김혜수, 이정재, 전지현, 임달화, 김혜숙

 

1. 초호화 캐스팅과 걸맞은 관객수 

가끔 감독과 출연진 그리고 투자자와 배급사의 입장에서 영화를 관람할 때가 있다. 물론 좋아하지 않는 배우가 나오거나 관심이 없는 영화면 아무 느낌이 들지 않지만 관심 있는 영화와 배우가 나온 영화는 관람객 수가 뒷받침되면 좋겠다는 희망을 품곤 한다. 도둑들은 2012년 당시 엄청나게 화려한 초호화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배우들의 몸값만 해도 얼마나 많은 제작비가 투입됐을지 우려가 되기도 했다. 기대 속에 영화를 보면서 이 정도면 충분히 손익분기점을 넘기고도 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나 영화 도둑들은 1,298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며 10년 전 여름 대한민국을 뜨겁게 강타했다. 120분이 넘는 러닝타임이지만 한국에서도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음에 최동훈 감독님에게 감사를 표하며 하나씩 들여다보자. 

 

2. 한국이 보여준 케이퍼 무비의 한 끗

최동훈 감독은 범죄의 재구성을 시작으로 개인적으로 필자가 가장 많이 본 한국영화이자 2주 간격으로 봐도 재밌는 영화 타짜 그리고 전우치의 흥행에 더해 도둑들로 최정점의 자리에 앉았다. 타짜는 앞선 내용에서도 다뤘지만 최동훈의 타짜 이후 2편의 타짜가 추가로 더 나왔음에도 아직도 타짜 시리즈 중 최고봉은 최동훈의 타짜다. 음향, 연출, 조명, 스토리 등 십 년이 훌쩍 지났음에도 여전히 세련미 넘치고 즐거움을 선사한다. 최동훈의 도둑들은 타짜만큼의 희열은 없었지만 통쾌함을 주는 영화임엔 분명하다. 한국에서도 케이퍼 무비, 하이스트 영화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 같다. 아마 지금 케이퍼 무비가 나와도 최동훈의 도둑들만큼 잘 담아낼지는 모르겠다. 주인공들이 물건을 강탈하고 절도 행위를 과정 속에서 총격씬은 있으나 지나친 잔인함은 없다. 촌스럽지 않은 유머가 있고 각 캐릭터마다의 역할이 분명해서 뭐부터 주워 담을지 걱정 따윈 안 해도 된다. 감독이 알아서 포장해주니까. 

인물들 간의 갈등 그리고 공동의 목표로 다시 모였으나 속내는 모두 다른 10인의 도둑들의 결말은 어떻게 될지 궁금해진다. 

 

3. 전지현 연기의 시작은 도둑들이다 

2001년 전지현이 엽기적인 그녀를 통해 스타 반열에 오르고 이후 여러 작품을 찍었으나 흥행에 성공하진 못했다. 외모가 너무 빛을 발했던 탓일까 10년 동안 이어진 흥행 부진은 관객뿐 아니라 전지현 본인의 마음도 애타게 만들었으리라. 그러던 그녀에게 2012년 도둑들이란 상업영화가 나타났다. 그리고 엽기적인 그녀에서 보인 발랄함에 원숙미를 더해 치명적인 매력을 만들었다. 잠시 영화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들은 과거 한 팀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다. 뽀빠이(이정재)와 예니콜(전지현), 씹던껍(김혜숙), 잠파노(김수현), 김혜수(팹시), 마카오박(김윤석)은 연결고리로 촘촘하게 얽히고설킨 존재다. 

 

먼저 영화의 시작은 뽀빠이, 예니콜, 잠파노, 씹던 껌이 신하균의 미술관을 터는 것을 성공하는 장면부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이들과 과거 함께 활동했던 마카오박(김윤석)의 제안으로 홍콩에서 새로운 판에 뛰어들게 된다. 하지만 뽀빠이의 계략으로 마카오박은 반기지 않는 금고털이범 팹시가 합류하게 된다. 

 

홍콩에서 훔칠 물건은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희대의 다이아몬드 태양의 눈물이었다. 마카오박에겐 완벽한 계획이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큰 계획이었다. 하지만 2천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액수에 한국팀뿐 아니라 중국도둑팀도 합류하게 된다. 이들은 태양의 눈물을 누가 가져갈까 영화가 진행되는 내내 서로를 견제하고 긴장감을 유발한다.

결국 태양의 눈물을 훔치기 위한 작전이 시작되면서 한국 팀 또한 사상자와 팀 내부 균열이 발생하고 만다. 

 

과연 과거 마카오박과 팹시 사이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그리고 마카오박은 뽀빠이의 말대로 정말 배신자가 맞는 걸까. 홍콩에서의 작전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배신의 절도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도둑들을 추천한다. 

 

다시 돌아와 이 영화에서 감초 역할은 단연 전지현이었다. 영화가 조금 진지 해질 때 즈음 한 번씩 그녀의 푼수 같은 연기와 때론 진지한 표정에서 관객들의 눈은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까지 예니콜을 죽이지 않는 최동훈 감독에게도 감사를 다시 한번 표하며 엔딩까지 다소 익살스럽게 그려낸 도둑들은 영화가 끝나고 자리에서 일어날 때 마음 한편을 즐거움을 가득 차게 만드는 영화였다. 전지현은 이 영화를 시작으로 별에서 온 그대라는 한류 열풍을 제대로 불러일으킨 드라마를 김수현과 찍게 된다. 본 드라마도 전지현의 매력에 한껏 빠질 수 있으니 못 본 분들은 꼭 보시길 추천한다. 

 

도둑들은 먹을거리가 많다. 잔치에 가깝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지만 도둑들은 그렇지 않다. 

먹을거리가 가득한 채로 손님을 맞이한다. 

 

4. 한국의 오션스 일레븐을 만나다 

도둑들을 보면 오션스 일레븐이 생각난다. 할리우드의 잘생긴 배우들이 총출동하고 연출과 각본 또한 더할 나위 없이 흥미진진했던 캐스퍼 무비의 정수인 오션스 일레븐 말이다. 때론 리메이크작이 아니기에 표절 시비가 붙거나 아류작이란 불명예 꼬리표가 따라다닌다. 하지만 도둑들은 그렇지 않다. 촌스럽지 않고 오션스 일레븐이 겹쳐 보이진 않는다. 이태리에서 정통 파스타를 먹은 느낌은 아니지만 적절히 한국화 해서 우리나라 입맛에 딱 맞는 까르보나라를 먹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보면 우리나라도 오션스 일레븐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꼭 화려한 CG를 써야만 능사는 아니다. 배우와 연출만으로도 세계적 가능성을 들여다볼 수 있다. 메시지를 담지 않아도 영화가 주는 고유의 특성을 그대로 흡입할 수 있는 매력을 담은 영화가 최동훈 감독 손에서 나왔다. 

 

자랑스럽고 뿌듯한 마음이 가득하다. 

 

*영화의 결 

도둑들은 최동훈 감독이 처음으로 해외 로케이션을 진행한 영화다. 홍콩과 마카오를 넘나들고 각 지역 별 도시를 오가며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다. 감독과 배우가 공을 쏟고 불편하면 관객은 즐겁다. 이런 영화는 대게 많은 예산을 쏟아부었다는 기사가 1면을 장식한다. 그럴 때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내 마음이 조마조마하지만 도둑들은 기대 이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생동감 넘치는 액션과 해외 로케이션을 적은 금액으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야말로 영화가 주는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생각하며 도둑들 2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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