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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관의 피 : 배우 최우식의 재발견

by 웰오프 2022. 2. 9.

제목 : 경관의 피 

개봉 : 2022. 01. 05 

감독 : 이규민

출연 : 조진웅, 최우식, 박희순, 권율, 박명훈 

 

1. 최우식과 조진웅의 팀워크 

사실 경관의 피는 나 혼자 산다에 배우 권율이 간접 홍보를 하면서 흥미로웠던 영화다. 마침 권율이란 배우가 악역으로 나왔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역할 비중이 다소 작은 편이어서 당황스러웠다. 어쨌든 덕분에 재밌는 영화를 알게 되어 재밌게 봤다. 

 

경관은 경찰 공무원을 일상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경찰이란 단어보단 경관이란 단어가 좀 더 영화 제목에 어울린다.

최민재(최우식)는 우리나라에 반드시 필요한 경찰의 모습을 띤다. 원칙주의자다. 원칙주의자는 때론 눈총을 받는다. 인간관계가 좋진 않을 수 있고 승진엔 불리할 수 있으나 뒤가 구리진 않다. 원칙을 지키는데 승진에 불리하다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아무튼 최민재의 원리원칙 때문에 소속팀은 곤란을 겪게 되고 최민재는 당분간 몸을 사리려고 한다. 그때 감찰계장(박희순)이 최민재에게 접근한다. 그리곤 내사를 부탁한다.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최민재에겐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받아들이고 결국 내사의 대상인 박강윤(조진웅)의 광역수사대로 발령이 난다. 

 

박강윤은 광역수사대 팀장이다. 굉장한 능력자이다. 보통 경관들의 삶과 다르게 명품 옷, 고급 주택, 외제차를 누리며 산다. 이런 모습이 최민재에겐 낯설다. 갑자기 광역수사대로 발령 난 최민재를 의심할 수도 있지만 박강윤은 최민재를 옆에 데리고 다니며 본인만의 특별한 수사 방법과 여러 정보통들을 소개해주며 다닌다. 

 

중고 신입 경관과 베테랑 경관 사이에 벌어지는 의심과 믿음의 반복으로 영화는 몰입도를 한층 높인다.

 

2. 융통성이 필요한 수사 

융통성이 필요할 순 있겠으나 박강윤은 윗선을 잡으려면 돈이 필요하단 이유로 범죄자들에게 돈을 지원받고 돌려주는 형태로 거래를 한다. 누리는 모든 것은 협찬이라고 말한다. 범죄자를 잡으면 그만이지 않냐는 식이다. 하지만 불법이다. 그럼에도 실적 때문에 윗선에선 눈을 감아주고 있다. 사실 보이지 않는 손이 있다. 자세한 내용은 영화에서 확인해 보면 된다. 

 

영화의 시작은 경관 한명의 죽음으로 시작한다. 그 과정에 박강윤이 개입했다는 정황이 있다. 감찰계장(박희순)은 박강윤의 지시로 조폭 대장 차동철(박명훈)과 거래하여 살인을 했다고 의심한다. 그래서 최민재를 보냈다. 최민재가 수긍한 이유는 경관이었던 아버지의 죽음에 대해 알려준다는 감찰계장(박희순)의 설득 때문이었다. 

 

최민재(최우식)는 박강윤(조진웅)과 같이 다니며 의심을 키워 나간다. 수사에 융통성이 필요하나 범죄자들에게 지원받고 범죄자들과 어울리는 것은 아니라면서 팀워크는 삐걱거린다. 

 

3. 배신의 쓸모 

그러던중 최민재(최우식)가 두더지(언더커버 경찰) 임을 팀 사람들이 알게 된다. 최민재(최우식)는 배신자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박강윤(조진웅)은 우선 눈을 감아준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과거 최민재의 아버지와 함께 일을 했던 이유 때문에 최민재(최우식)를 더 믿는 구석이다. 최민재(최우식)는 팀 내에선 신분을 들키고 원래 있던 팀으로 돌아가기도 애매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하지만 박강윤(조진웅)은 최민재(최우식)를 계속 사건 현장에 데리고 다닌다. 결국 둘은 마약 조직을 소탕하고 마지막 차동철(박명훈)과 거래하는 야쿠자 마약조직을 소탕하는 데까지 성공한다. 

 

보고 듣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 있다. 최민재(최우식)는 배신한 것이 맞고 광역수사대 팀원들은 이에 분노했지만 결국 최민재(최우식)는 조진웅(박강윤)이 경관 살해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정황과 아버지와 함께 일했던 든든한 선배 파트너를 만나게 되는 방향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4. 악역의 부재 

재벌 3세의 일탈, 막대한 영향력의 마약사범 등 여러 악역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선과 악의 대결구도가 아닌 경관 내 배신과 음모를 파헤치는 것이 큰 줄기이기에 다소 악역의 역할은 부재였다고 보인다. 그래서 악역과의 에피소드는 흥미롭진 않다. 권세인(권율)이 약간 사이코패스 성향을 띈 악역으로 나오나 그마저도 긴장감은 없다. 오히려 박강윤(조진웅)과 최민재(최우식) 간의 관계가 긴장감을 한층 높여준다. 

그럼에도 본 영화는 나름의 재미와 교훈을 전달한다. 배우 박희순님의 발음이 부정확해서 무슨 소린지 알 수 없다는 평이 많았는데 그 정도인지 잘 모르겠다. 오히려 그런 평 때문에 더 발음이 뭉개져서 들리는 착시 효과까지 느꼈지만 나름 재밌게 본 영화였다. 

 

*영화의 결 

피는 물보다 진한다는 말이 있다. 자식은 부모의 직업을 그대로 따라하거나 비슷한 성향의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습관, 성향 모든 것이 복사본처럼 따라다닌다. 경관의 피 또한 그렇다. 최민재(최우식)는 아버지의 직업인 경관을 그대로 따라간다. 피는 속일 수 없다. 다만 자식은 진보한다. 가끔 아버지가 너무 위대해서 그 벽을 넘지 못하고 좌절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 또한 문제 될 건 없다. 아무튼 본 영화에서의 자식은 아버지를 뛰어넘는다. 뛰어넘는 것은 능력적인 부분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아버지는 좋은 경찰이 되고 싶었으나 유혹을 견디지 못했다. 하지만 최우식(최민재)는 다르다. 원칙주의를 지키며 균형을 맞춘다. 물론 그 이후에 이야기는 모르지만 영화 속 주인공은 그랬다. 균형 잡힌 경관으로서의 삶, 그것이 경관의 피를 물려받았으나 아버지의 길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은 아들의 길을 보여준다. 

 

타인의 비교와 시선이 난무하는 세상이다. 그 속에서 나름의 기준과 뿌리를 갖고 살아야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살 수 있다. 꼭 누구를 닮지 않아도 좋다. 당신의 모습 그대로 보여주며 사는 것이 그대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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